장마철이 되면 매년 겪는 문제가 신발 냄새였습니다. 비 맞은 신발을 신발장에 그냥 넣어뒀다가 며칠 뒤 꺼내보면 냄새가 훨씬 심해져 있는 걸 반복해서 겪고 나서야, 젖은 신발을 바로 넣는 게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은 비에 젖은 신발을 신발장에 넣기 전에 반드시 완전히 말리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문지를 신발 안에 구겨 넣어서 습기를 흡수시키고, 통풍이 잘 되는 현관이나 베란다에 하루 정도 두고 말립니다. 신문지는 두세 시간 지나면 축축해지는 게 느껴지는데, 그때 한 번 새 걸로 갈아주면 마르는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예전에는 그냥 신발장 안에서 자연 건조되길 기다렸는데, 신발장 안은 통풍이 안 돼서 마르는 데 오래 걸리고 그 사이에 냄새가 더 심해졌던 것 같습니다. 급할 때는 드라이기를 찬바람으로 신발 안쪽에 잠깐씩 쐬어주기도 하는데, 뜨거운 바람은 신발 소재를 상하게 할 수 있어서 반드시 찬바람 모드로만 사용합니다.
완전히 마른 뒤에도 냄새가 남아있는 신발에는 베이킹소다를 활용합니다. 안 쓰는 얇은 양말이나 부직포 주머니에 베이킹소다를 채워서 신발 안에 넣어두면 하루이틀 만에 냄새가 확실히 줄어듭니다. 베이킹소다가 없을 때는 커피 찌꺼기를 완전히 말려서 같은 방식으로 써봤는데, 이것도 꽤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커피 찌꺼기는 덜 마른 상태로 넣으면 오히려 눅눅함과 냄새를 더할 수 있어서, 완전히 바싹 말린 뒤에만 사용합니다. 가족들 신발까지 관리하다 보니 요즘은 베이킹소다를 아예 작은 통에 소분해서 신발장 한쪽에 상비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 꺼내 쓰는 방식으로 정착했습니다.
신발 자체 관리만큼 신발장 관리도 중요하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신발장 문을 하루에 몇 분이라도 열어서 환기를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눅눅한 냄새가 줄었습니다. 신발장 안에 제습제를 몇 개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됐는데, 장마철에는 한 달도 안 돼서 제습제 통에 물이 가득 차는 걸 보고 신발장 습도가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장마철에는 제습제 교체 주기를 평소보다 짧게 잡고, 다 쓴 제습제는 바로바로 새것으로 바꿔주고 있습니다.장마철
운동화처럼 세탁 가능한 신발은 장마철이 오기 전에 미리 한 번 깨끗이 세탁해두는 것도 냄새 예방에 도움이 됐습니다. 세탁 후에는 반드시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뒤 신어야 하는데, 급하다고 덜 마른 상태로 신으면 냄새가 오히려 더 심해지는 걸 경험한 뒤로는 여유 있게 미리 세탁해두는 편입니다. 세탁이 어려운 가죽 신발은 마른 천에 소독용 에탄올을 살짝 묻혀 안쪽을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냄새가 한결 덜해졌습니다.
이렇게 몇 가지를 챙기고 나서부터는 장마철에도 신발장을 열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특별한 제품을 사지 않아도, 젖은 신발을 바로 넣지 않고 완전히 말리는 습관 하나만 지켜도 냄새 문제의 절반은 해결되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신발장 환기와 제습제 관리로 채워진다고 느끼는데, 이 두 가지를 같이 챙기고 나서는 장마가 끝날 때까지 신발장 냄새 걱정을 거의 안 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