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초보자를 위한 홈카페 원두 보관법

팔레트 블로그
06-16   5 회   0

원두는 산소와 빛이 가장 큰 적입니다

원두는 로스팅 직후부터 산소와 접촉하면서 산화가 시작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향과 맛이 빠르게 옅어집니다. 특히 봉지를 개봉한 뒤 밀봉하지 않고 그냥 클립으로만 집어두면 공기가 계속 드나들면서 산패가 훨씬 빨리 진행됩니다. 여기에 직사광선까지 닿으면 원두 안의 오일 성분이 산화되면서 특유의 텁텁하고 밋밋한 맛으로 변합니다. 실제로 창가에 며칠 방치했던 원두와 어두운 찬장에 보관했던 원두를 비교해보니 향의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그래서 원두는 개봉 즉시 밀폐가 잘 되는 용기로 옮기고, 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는 게 기본입니다. 원두 전용 캐니스터에는 원웨이 밸브가 달려 있어서 내부 가스는 빠져나가고 외부 공기는 못 들어오게 막아주는데, 이런 용기를 하나 마련해두면 관리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투명한 유리병보다는 불투명하거나 어두운 색 용기를 쓰는 것도 빛 차단에 도움이 됩니다.

유리병에 밀폐 보관된 원두

냉동보관, 해도 될까

냉장보관은 오히려 추천하지 않습니다. 냉장고 안의 습기와 냄새를 원두가 그대로 흡수하기 쉽고, 꺼낼 때마다 온도 차이로 결로가 생기면서 수분이 원두에 스며들어 맛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반면 냉동보관은 단기간 안에 다 마실 양이 아니라면 고려해볼 만합니다. 다만 냉동실에 넣을 때는 반드시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공기를 최대한 빼고 소분해서 넣어야 하고, 꺼낼 때는 필요한 만큼만 꺼내서 상온에 완전히 적응시킨 뒤 갈아야 합니다. 얼어있는 상태로 바로 갈면 수분이 원두 표면에 맺혀서 오히려 맛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냉동실에서 꺼냈다 넣었다를 반복하면 그때마다 온도차로 결로가 생기니, 한 번 꺼낸 소분 봉지는 다시 얼리지 않고 그 안의 양을 다 쓰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직접 비교해본 결과

같은 원두를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눠서 2주 동안 보관해본 적이 있습니다. 상온 밀폐용기, 상온 클립 봉지, 냉동 밀폐용기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눴는데, 클립으로만 집어둔 봉지는 일주일만 지나도 향이 눈에 띄게 옅어졌습니다. 상온 밀폐용기는 2주가 지나도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처음보다는 확실히 향이 줄어든 게 느껴졌습니다. 반면 냉동 밀폐용기에 보관했다가 상온에 30분 정도 적응시킨 뒤 내린 커피는 2주가 지난 시점에도 향과 맛이 가장 잘 유지돼 있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는 한 번에 마실 양만 상온 밀폐용기에 소분해두고, 나머지는 냉동으로 보관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보통 일주일 치 정도만 상온에 두고, 그 이상 분량은 바로 소분해서 냉동실로 옮기는 식으로 루틴을 만들었더니 매번 신선한 원두로 커피를 내릴 수 있게 됐습니다.위한

스쿱으로 원두를 소분하는 모습

결국 핵심은 산소, 빛, 습기와 냄새를 얼마나 차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비싼 원두를 사더라도 보관을 제대로 안 하면 금방 맛이 떨어지니, 밀폐용기 하나만 제대로 갖춰도 홈카페 커피 맛이 확실히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원두를 살 때도 로스팅 날짜가 최근인 걸 고르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사기보다 2~3주 안에 다 마실 수 있는 양만 구매하는 것도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전글 자취생을 위한 최소한의 살림 도구 리스트
다음글 택배 상자 그냥 버리지 마세요 — 재활용 아이디어 모음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 작성